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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가 간 그 떡집 사장님은 '망원시장 숨은 실세'

박나래가 간 그 떡집 사장님은 '망원시장 숨은 실세'

오마이뉴스 0 7,044

강원도 탄광촌부터 전라도 끝자락까지 1960년대 서민의 딸로 태어나 고군분투해온 망원시장 여성상인 9인의 생애를 담은 책 <오늘은 맑음>을 연재한다. 제각각 무늬는 다르지만 그녀들의 삶의 고비마다 겹치는 궤적은 이 땅의 5060세대 여성의 보편적인 서사를 짐작케 한다. 그녀들의 이야기에는 딸로 며느리로 당한 여성차별과 자영업자로 생존하기 위한 분투가 담겨 있다. 구술생애사 작가 최현숙이 여성 필자 9인과 함께 이를 채록했다. 그중 3인의 이야기를 각각 2회씩, 총 6회에 나눠 싣는다. 첫 번째는 망원시장에서 11년째 떡집을 운영 중인 '종로연떡방'의 황성연 상인의 이야기다. -기자말


네 살, "엄마 나가면, 까치발 들어 대문을 딱 닫았대요"


제가 시골에서 네 살 때 서울 올라왔어요. 어머니가 충주에서 구멍가게를 했었는데, 아버지가 보증을 서서 슈퍼를 날려먹게 된 거예요. 돈 5만 원 갖고 서울로 오셔서 보문동 산골짜기에 월세방을 얻고 나니까 돈이 십원도 안 남더래요. 엄마가 하루하루 힘들게 일당벌이를 하셨는데 아시는 분이 시장에서 장사하시면서 '생선가게 하면 돈을 잘 번다' 그래서 생선을 한 짝 뗘다 팔고 두 짝 뗘다 팔고 그러다 중앙시장에 가게를 내셨대요. 아버지가 한량이라 어머니가 고생을 되게 많이 하셨어요.


저는 그때부터 기억이 나죠. 생선가게 할 때. 엄마가 새벽에 장을 보러 가야 되니까 문간방에 사셨거든요. 새벽에 문을 열면 대문이 삐그덕 소리가 나요. 문을 열어놓고 간다고 되게 혼나셨대요. 그래서 엄마가 저를 깨우는 거예요. '성연아, 성연아, 엄마 나가고 나면 문 좀 닫아.'

 

그럼 네다섯 살짜리가 엄마가 나가면 까치발 들어서 딱 닫는대요. 엄마가 창문으로 요렇게 보면, 저랑 네 살 터울인 동생이랑 꼭 끌어안고 잔대요. 지금도 동생을 되게 예뻐하고 아들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기억나는 게 친구들이 '친구야 놀자~' 이러면서 우리 집으로 와요. 저는 동생을 돌봐야 되니까 데리고 가면 '넌 오지마' 이러면서 문을 닫아요. 그게 하나도 안 슬퍼요. 저는 딱 집에 가서 놀고 그랬어요. 그러고 이제 언니들이 서울로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제가 제일 먼저 올라왔고. 제가 초등학생일 때 언니가 고등학교 졸업해서 그러고 있었어요. 육남매 전부 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본인이 대학을 안 가서 그렇지, 대학을 나온 사람도 있고 안 나온 사람도 있고.


수줍음 많던 소녀, 반공 웅변대회에 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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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인생에 대해서 크게 고민한 적이 있어요. 제가 중학교 친구가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 애가 우리학교에 있어?' 할 정도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애였거든요. 조용하고 수줍음 많고, 선생님이 책 읽어보라고 하면 덜덜 떨면서 읽고 그랬어요.


반에 약간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제 물건을 훔쳐갔어요. 너무 화가 나서 쉬는 시간에 싸웠어요. 그때 반에 공부도 좀 하고 맘도 착하고 잘 사는 집, 의사 집 딸이 있었는데 너무 걔랑 사귀고 싶었어요. 근데 걔가 딱 나서서 '이게 진짜 네 건지 어떻게 알아?' 변호사처럼 걔를 변론하는 거예요. 자기 입장에서는 걔가 약자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제가 충분한 변론을 못했어요. 내 돈을 잃어버리고도 내가 남을 의심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 충격이 굉장히 커서 그때 당시에 왕따 같은 게 없었는데 나 스스로가 쟤네가 나를 왕따를 시킨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이후로 사춘기를 맞이한 거 같아요. 우리 집에 못 쓰는 골방 같은 게 있었어요. 짐짝처럼 쓰는 방인데 정리해가지고 중학교 3학년 방학 때 두 달 가까이 책을 읽었어요. 언니가 직장생활을 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올리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데미안>, <제인에어> 이런 것들, 66권짜리를 몇 번에 걸쳐서 읽었어요. 그때 이제 비틀즈, 비지스 나올 때에요.


아버지가 사온 사자표 턴테이블에 이만한 스피커 두 개가 있는데 그게 고장나서. 턴테이블만 돼서 듣다가 그것도 고장이 나서 라디오만 들었어요. 그거 틀어놓고 책을 되게 많이 읽었어요. 책에 보면 대부분 인물들이 자신을 키워나가고 드러내고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것들이잖아요. 스스로 커야 되고, 내가 내 인생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제 중3을 너무 잘 맞고 고등학교를 간 거예요. 5월이 되니까 6.25 웅변대회가 있다는 거예요.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되게 부러웠던 게 뭐냐면 '이 연사~' 막 이러는 거예요. 나는 죽기 전에 그걸 꼭 해봐야겠다. 우리 반에서 해 본 사람, 하는데 아무도 안 들어. 해 볼 사람 하는데 또 아무도 안 들어. 선생님 가시고 나서 교무실로 갔어. '선생님,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이랬어요. 그게 원고를 본인이 써야 된대요. 실력 발휘를 했지. 처음 써 봐서 두서가 없었는데 선생님이 약간 수정을 해 줬어요. 첫 번에 올라가서 장려상을 받았어요.


그렇게 하고 나서 인기가 폭발해가지고 친구들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은 내 인생에서 없는 저기고, 추억도 없어요. 동생하고 놀았던 것 정도? 근데 고등학교 때는 기억이 너무 많아요. 놀러도 많이 다니고.


경리 시절 "여자는 진급이 없어요"


졸업 하고나서 83년에 일반 회사를 들어가게 됐어요. 이삼백 명 중에 여직원이 저 혼자였다가 한 일이 년 지나서 열 명 정도로 늘었던 거 같아요. 그때는 여상 나오면 거의 100% 취직했어요. 커피 타주는 건 필수고 잔심부름도 하고. 타이포 치는 게 주 업무고, 전화받고. 그게 되게 중요해요. 예전에는 핸드폰도 없고 컴퓨터로 이메일 주고받고 이런 것도 없고, 전화로 모든 업무를 하고 모든 걸 우체국으로 보내는 시절이었어요. 공문서 도장받아서 등기우편으로 부치고. 과세 신고도 해야 되고 세무서, 구청 가는 일도 많았고. 그런 거 내가 착착 뽑아서 내주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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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 때부터 꾀가 나서 일하기가 싫더라고요. 회사에서도 젊고 이쁜 애들 데려다가 막 일을 부리고 싶은데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그러지도 못하고. 나갔으면 하는 그런 게 있는 거죠. 워낙 눈치가 빠르니까 나도 나가기 싫고. 여자는 진급이 없어요. 일을 잘하니까 대리 월급 이상을 주면서 '남한테 말하지 마라' 하는 거죠. 그러지 않으면 다른 사람한테도 해줘야 하니까.


직장생활을 7년 했는데 돈을 벌어놓은 것도 있고 옷 가게를 하든지 내 거를 해야겠다 싶어서 그만뒀어요. 막상 가게를 하려고 알아보니까 돈도 많이 들고 선뜻 안 되는 거예요. 다른 직장 가기에는 나이가 있다고 안 써주더라고요. 특별한 노하우나 커리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력서 내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집에 있는데 너무 무료하고 내가 없어지는 느낌이고 내가, 내가 아닌 거 같은 거예요.


어쩌다 결혼 "이 사람이면 괜찮겠다"


그때 남편이 나타난 거죠. 그 전에 회사 다닐 때 형부가 애기 아빠를 소개해줘서 만났어요. 헤어지고 중간에 다시 만나서 결혼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는데, 일 쉬고 있을 때 다시 연락이 온 거예요. 형부랑 애기 아빠랑 식사를 하는데 회사에서 미역국이 나왔대요. '황성연 씨 생일이 내일인데.' 기억을 하고 있더래요. '너 이런 사람 놓치면 큰일난다'고 언니가 난리가 난 거예요. 저도 고맙더라고요.


다시 한번 만나보자 하고 두세 번 만났는데, 자기 어머님이 병원에 오래 계셨대요. '어머님한테 인사나 한번 가면 어떻겠냐'고 해서 갔는데 고모랑 시숙이랑 전부 다 와 있는 거예요. 저를 데려간다고 그래가지고 병실로 선보러 온 거죠. 아가씨가 놀란 거지. 예고도 없이 이러는 게 싫고 나랑 아무 관계도 아닌데. 그 자리에서 결혼 얘기를 하는데 그때 좀 시댁이 잘 사니까 '한강 유람선을 빌려서 결혼식 하자' 이러더라고요. '있는 집이야?' 이런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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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다들 '어머니 정신 있으실 때 결혼해라' 이러는데. 나왔더니 이 사람이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몰고가는 거예요. 그때 심정이 그랬어요. 이 사람이면 괜찮겠다. 외모는 떨어지는데 말도 함부로 안하고 가정 위하고. 저 위하는 건 끔찍하고 애 위하는 거 끔찍하면 결혼 잘한 거죠. 저희 결혼식 하고나서 어머님이 3일 뒤에 돌아가셨어요. 저를 위해서 하루에 알부민 주사를 몇 대를 맞으셨대요. 얘네 신혼여행 다녀왔으니까 빼자, 그때 돌아가셨어요. 어머님한테 너무 감사하죠.

자영업자의 삶을 뒤흔든 IMF와 구제역 파동


우리 아들 여섯 살 전까지는 주부로만 있었어요. 애가 어리니까 몇 년 키워야 되잖아요. 남편은 직원을 많이 두고 카센타를 했는데 거기서 돈을 조금 까먹었어요. 이제 지금 하는 납품업을 하게 된 거고, 꽤 몇 년은 벌었어요. 그것도 아이엠에프 터지고 나니까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식당을 하게 된 거죠. 회사들은 구조조정 하고 새나가는 것부터 막으니까 소모품이 줄죠. 저는 아이엠에프 이후가 더 힘들었지, 그 당시에는 그렇게 힘든 줄은 몰랐어요. 나중에는 문 닫는 자영업자도 많아지고, 체인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죠. 나는 음식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굳이 체인점할 생각은 안 했던 거 같아요.


기술이 없는 사람들이 그래요.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음식점, 치킨집 이러잖아요. 저는 장사하는 데 겁이 없어요. 엄마가 장사해서 아이 여섯을 먹여살렸잖아요. 내가 잘하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그게 음식점이었고,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 걸로 끝을 낸 거죠. 음식점으로 시작해서 떡집으로.


내가 신림에서 식당을 10년 했어요. 2002년도인가? 구제역 파동이 있었잖아요. 그때 갈빗집을 했는데, 한두 달 있다가 구제역이 사라지고 나니까 돈데이 같은 싼 집들이 생겼어요. 3900원짜리. 저는 처음부터 재료 좋은 거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하이포크 고기(돈육 브랜드 중의 하나)만 썼거든요? 그게 장사가... 안 찾아오는 거야. 손님이.


그래가지고 업종을 바꿔야겠다 생각하고 반찬을 많이 주는 밥집으로 바꿨어요. 찬모를 더 쓰게 되고 하면서 너무 힘들어버린 거야. 좀 쉬자고 1년을 쉬었는데, 쉬어보면 알지만 백만 원 못 벌지만 백만 원을 쓰잖아요. 일 년을 쉬니까 애기 아빠가 돈을 버는 데도 삼천 이상을 까먹더라고요.


"사람이 많아서 가만 서 있었어요, 여기서 장사해야겠다."


뭐라도 해야겠다 하는데 내가 아는 절친 동생이 화곡동에서 떡집을 해요. 걔가 3년 만에 화곡동에 집을 사고 구리에 아파트 분양을 받았더라고. 떡집이 돈이 많이 남는다더라고요. 그 집에 가 봤어요. 가게 하루 매출이 백 몇십 만 원씩 되고, 주문 들어오고 하면 한 달에 돈 천 만 원 이상은 벌고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나도 저런 장사 해보고 싶더라고요. 내가 떡을 배우겠다 그랬더니 그 동생이 반대를 하더라고요. "누님 너무 힘들어요. 형님이 아니고 누님이 하면 저는 반대예요. 그래도 하고 싶으면 한번 배워보세요" 하더라고요.


일주일 째 되니까 그 동생이 누님 정도는 해도 되겠대. 일해 본 사람이라 다른 거 같다고. 그래서 거기서 3개월을 배웠어요. 월급은 안 받았어요. 오히려 돈을 내고 배워야 되는데, 나중에 가게를 차리니까 동생이 백만 원을 주더라고요. 고맙죠.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지내요.


그리고 나서 가게를 알아보는데, 제가 신림동에서 왔거든요. 거기서 가게 하려고 참 많이 알아봤거든요. 그런데 그 지역 자체가 고여 있는 곳이에요. 고시촌은 젊은 사람들이 많고 어르신도 별로 없고 해서 떡을 해 먹을 만한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다른 지역을 알아보는 찰나에 애기 아빠가 동창을 우연히 만난 거예요. "우리 망원동에 사는데 되게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너 한번 와서 봐" 이랬어요. 그분은 영등포에서 장사를 천막 그런 거를 했었어요.


그러는 바람에 망원동이 어딘지도 모르고 물어물어 왔어요. 내가 그때 망원동에 처음 들어왔을 때 요 사거리를 들어왔거든요. 놀래서 가만 서 있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가지고. 난 여기서 장사해야겠다. 그때는 아케이트 공사가 안 되어 있었고 천막 레인보우 파라솔이 쳐 있고 그랬어요.

 

망원시장 상인회의 최초 여성이사가 되다


우리가 여기 2008년도에 왔나. 내가 씩씩하잖아요. 사람을 쉽게 빨리 사귈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술 먹는 모임에 몇 번 참여하는 거예요. 허물없이 쉽게 친구가 되거든요. 거기서 이제 나 성격 활달하고 이런 거 알고 상인회 일을 맡기기 시작해서 여성 이사로서 오랫동안 일을 했지. 들어온 첫 해 다음 2009년부터 언제냐 2014년도까지 했다. 그 와중에 홈플러스 때문에 투사로다가 1년을 보냈지.


우리 부부는 상인회 일을 처음부터 둘이 했어요. 남편이 지금 1대, 2대, 3대... 6대 회장인가 봐요. 나 혼자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잘 살자는 사고를 가진 사장님들이 상인회 활동을 해요. 상인회 구성은 88개 점포예요. 대부분 사업자를 갖고 있는 사장님들이고 직원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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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는 2008년도에 한 거예요. 우리가 들어올 때 공사를 준비하는 중이었어요. 공사를 극렬하게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분들이 반대했던 거는 이렇게 지붕을 해놓으면 답답해가지고 사람들이 안 올 수도 있다, 다른 시장하고 견줘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봐라 하는 거지. 모든 시장이 아케이드 공사를 한 건 아니니까.


저는 설득하는 정도까진 아니고 그때는 이미 돈을 내라고 하는 단계였어요. 그런데 안 내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모든 게 백 프로라는 건 없거든. 어느 사회든지. 그럴 것 같죠? 아니에요. 나중에 1년 후인가 2년 후에 아케이드 공사 끝나고 나서 받은 경우도 있었어요. 우리는 죽었다 깨나도 받아야 되는 거야. 그럼 낸 사람은 바보야? 반발이 생겨서 돌려줘야 돼요. 그래서 이걸 받아내요.


해 놓으니까 비와 눈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고, 단체적으로 응집돼 있을 수 있다는 거 때문에 좋고. 그 전에는 바람이 날리니까 각 집마다 이렇게 줄 매고, 비 오는데 빗물이 고이니까 막 쓸어내려야 하는 거야. 질척거리고 그냥 막 비만 오면 사람이 한 명도 안 나와. 떡이 바람에 비에 들이치고 막 그러면 큰 박스 같은 거 갖다가 덮어놓고 이래야 되고. 햇빛 들어오면 상할까봐 덮어야 되고. 아케이드 공사하니까 비 막아줘, 눈 막아줘, 바람 막아줘, 얼마나 좋아.

 

"빚이 하나도 없는 순간, '나는 성공했다'"


처음에 내가 장사를 시작할 때 컨셉을 잘못 잡은 게 뭐냐면 떡을 낱개로 포장했어요. 예쁘게 하나씩 손으로 일일이 싸는 포장을. 백설기 안 팔아, 절편 안 팔아, 콩서리 안 팔아, 기본 떡들은 안 팔아요. 유자로 만든 떡, 비트로 한 떡, 멥쌀 사이에 찹쌀이 끼인 떡….


특이하고 좋은데 너무 특이해서 안 팔리는 거야. 맨날 한보따리씩 남고. 강남의 상점, 백화점 다니면서 좀 더 세련되게 하고 싶었던 거야. 날마다 떡에 대한 공부를 하는 거죠. 그런데 망원시장하고 너무 안 맞았던 거예요. 쌀도 충주 노은에서 엄마가 농사짓는 거 갖다 쓰고. 거기가 이천에서 이십분 거리밖에 안 되거든. 지금도 오대미 정도로 쌀을 선별해서 받지. 처음에 나는 '니네가 안 먹으면 니네가 손해야' 이런 마음으로 팔았어요. 6개월 만에 포기하고 이렇게 백설기를 크게, 콩설기도 크게 해서 내 놓으니까 그때부터 하나씩 나가기 시작하고.


장사는 되긴 하는데 원금을 갚고 이자를 줘야 되잖아요. 그게 너무 힘든 거야. 생활하고 빚 갚고 원금 갚고 이자 갚고, 그 와중에 저축을 한 게 모아지니까 집을 샀어요. 제 동생한테 가져온 4400만 원은 4년 만에 갚았어요. 빚이 하나도 없는 그 순간, 나는 성공했다. 빚 다 갚고 3년 만에 집 산 거예요. 장사를 그만큼 잘한 거죠.

 

좌판 뒤의 숨은 실세, 마당발 떡집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우리 집이 유명한 거는 왜냐면 적극적인 거 때문에 그래요. 시장이 알려지다 보니까 방송에서 많이 오거든요. 그런데 시장 사람들이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요. 말 좀 재미있게 하는 사람 없냐 하면 저를 내보내는 거예요. 피디가 와서 좀 재미있는 거 없어요? 이러면 '우리 이따가 해당화 모임에서 술 한잔 하는데 오실래요?' 이러니까, 찍을 거리가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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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 안에 모임을 이쪽에도 하고 저쪽에도 하고. 오늘은 해당화 모임이에요. 해당화가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란 뜻이에요. 여기는 새나래 축산, 대진 과일 이런 애들이 얌전하거든요. 저쪽 십자매 모임은 시장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부녀회장도 있고 이사도 몇 명 있고. 거기는 적극성을 띤 사람들의 모임이고. 여기도 들어있고 저기도 들어 있으니까 재미있는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거예요.


저는 누가 마이크를 들이밀고 하면 빼지를 않아요. 금방 호호호 하하하 이렇게 돼요. 이번에 목요일(2017년 5월 방송) <6시 내 고향>에 우리집이 안 나오게 돼 있어요. 회장님 집이라서 안 나오고 인터뷰도 안 했어요. 옆에 두부집에서 하는데 제가 리액션이 좀 좋아요. 활기차게 또 웃고 하는데 그 사람들 고생하잖아요. "피디야, 카메라야 여기 와서 떡 먹어" 떡 먹여주고 시원한 비타 오백 갖다 주고, 커피 마시라고 하고. 이 사람들이 뭐라도 찍어주고 싶은 거야. 내가 막 주책맞게 "어머! 와하하~" 이러고 이랬더니 우리 집이 기획에 없다가 찍어가지고 간 거야. 그날. 그런 적극성 때문에 나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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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와보니까 쌀도 시골에서 갖다 쓰고 재료도 좋은 거 쓰고 하니까. 모든 재료에는 A급, B급, C급이 있어요. 백화점 가면 A급 물건만 들어오듯이 뭐 시장도 여기서 보면 똑같은 배추라도 좋은 건 한 통에 이삼천 원 더 비싸요. 그거는 속이 꽉 찼다는 얘기에요. 품질은 돈 값어치에 따라서 다르거든요.


같은 물건을 써도 좋은 걸 쓰자 하는 거죠. 서리태 같은 거는 요즘에는 한 포에 이삼만 원밖에 차이가 안나요. 중국산 가격이 점점 올라오고 있어서. 한 포에 십 만 원씩 현저하게 차이나는 게 있어요. 희소성의 가치죠. 물량이 안 따라주는 것들. 그런 것도 A급, B급, C급 있는데 우리는 A급 써요. 콩도 햇콩이 폭신폭신하고 그런 게 있어요. 물건을 들여올 때도 사장님 우리는 한 포에 이삼만 원 비싸도 햇물건이나 좋은 걸로 골라 달라고 그래요. 콩을 불려봤는데 묵은 콩이 섞인 거 같다 그러면 불린 거는 어쩔 수 없고 50키로 중에 나머지 30키로는 반납하고 다른 거 달라, 이런 식으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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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물건에 자신감이 생기니까 팔 때도 너무 맛있어요, 정말 좋은 거 써요, 이렇게 설득하는 거죠. 손님들은 대부분 보면 깎으려는 요량으로 비싸다고 하거든요. 그럴 때 "웃겨, 이게 뭐가 비싸요" 이렇게 응대해버리면 무안하거든요. 그건 손님을 얕잡아보고 무시하는 거예요.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쌀도 제가 최소한도로 오대미 정도로 쓰고, 잣 호두도 들어가고, 입 안에 넣으면 풍미도 좋아서 절대 비싼 음식이라는 생각이 안 드실 거예요. 믿을 만한 거니까 드셔보세요" 이렇게 설득을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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